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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산사에서 - 할로윈축제와 법회
大雲  (Homepage) 2012-11-08 15:14:05, 조회 : 735, 추천 : 233



할로윈축제와 법회

교리&법문

10월에 들어서자 미국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할로윈축제를 상징하는 귀신, 마귀, 호박 모양분장과 할로윈 그림이 그려진 사탕과 초콜릿 등이 가장 눈에 잘 띄는 진열대에 놓이게 된다.

방송매체에서도 설문조사를 통해 “할로윈 때 가장 받고 싶은 사탕과 가장 받고 싶지 않은 사탕”을 발표하는 열성도 보인다. 온 나라가 경쟁하듯이 누가 더 귀신 나올 듯이 무섭게 장식을 했는지 집 안팎으로 꾸미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축제를 즐긴다.

미국에서 국민적 축제로 자리 잡고 있는 할로윈축제는 고대 영국과 아일랜드 지방을 지배했던 켈트족 삼하인축제에서 시작되었는데, 켈트족은 한 해의 추수가 끝나는 10월31일이 한 해의 마지막 날이고, 겨울이 시작되는 11월1일이 새해 첫 날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이 날은 태양의 기운이 다하여 이승과 저승을 구분하는 장막이 얇아져서 악령들이 지상에 내려와서 농작물을 망치고 사람들도 괴롭히기 때문에 악령들에게 음식을 대접하여 잘 먹여보내면 악령들이 나쁜 장난을 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이 직접 귀신복장을 하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음식을 달라고 하는 재미있는 축제로 굳어지게 되고 청교도가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할로윈축제도 함께 상륙하게 됐다고 한다. 한국불교가 미국 땅으로 들어가면 한국의 문화와 전통도 함께 들어가게 되는 것과 같다.

사찰마당 귀신 장식하며 축하
전통 존중하며 평화롭게 포교


귀신이나 역귀를 대하는 방법이 조금은 다르지만 1년 중에서 낮의 길이가 가장 짧다가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는 날 팥죽을 먹어 역귀를 물리친다는 ‘동지’를 불교가 받아들여 모든 잡귀도 물리치고 가정의 평안을 위한 ‘동지기도’를 하는 것처럼, 할로윈축제도 악귀들에게 먹을 것만 줄 것이 아니라 ‘할로윈법회’를 통해 윤회의 사슬에서 벗어나게 기도와 법문도 해준다면 더욱 더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미국에서 처음 할로윈축제를 접할 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할로윈축제 일주일 전부터 사찰마당에 귀신과 마귀할멈인형도 장식하고 호박등잔에도 불을 켜놓아 마을 사람들에게도 할로윈축제를 한다는 것을 알린다.

사찰을 찾는 어린이들을 위해 할로윈귀신이 그려진 사탕과 초콜릿을 골고루 선물봉지에 넣고 끈으로 묶어 60개정도 준비도 해놓는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10월31일 할로윈축제날 저녁이 되면 아이들은 귀신이나 그해 가장 인기 있었던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분장을 하고 ‘Trick-or-Treating’(사탕줄래, 아니면 마법에 걸려 골탕 먹을래)이라 말을 하며 부모와 함께 마을을 돈다.

“정말 무서워요. 누구세요 사탕줄테니까 골탕먹이지 마세요”라고 하면 어린이들은 더욱더 신이 나서 무서운 표정을 짓거나 즉석에서 귀신연극을 보여주기도 한다. 갓난아기에게도 호박모양의 옷과 모자를 씌워 안고 온 부부도 아기를 소개하며 이름도 알려주고, 이사온 지 얼마 안된 가족들은 집도 알려주고 앞으로 잘 지내자고 인사한다.

마을사람들도 ‘한국에서 온 스님’을 알게 되고, 사찰에서 준비한 사탕봉지를 각자 아이들 바구니에 넣어준다. 어린 시절 분장을 하고 집집마다 사탕을 얻으러 다녔던 할로윈 저녁때의 추억이 커서도 마음속에 소중하게 자리하고 동양에서 온 사찰도 그 기억의 한부분이 될 것이다.

불교는 그 지역에서 내려오는 전통이나 풍습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며 평화롭게 포교해왔다. 그들의 전통을 이해하고 인정한 위에 우리의 전통도 이야기할 수 있고 이국땅이지만 동네사람 모두들과도 친근하게 교류하며 지내다보니 어려운 일이 있을 때도 서로가 도움을 주며 지낸다.

▣ 선각스님 | 미국 부다나라(불국사) 주지

[출처] 불교신문 제2860호 2012년10월31일자 / 홈 > 뉴스 > 교리&법문 > 산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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