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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산사에서 - 스무살 청년은 왜 총을 들었나
大雲  (Homepage) 2012-12-27 03:00:07, 조회 : 972, 추천 : 229



스무살 청년은 왜 총을 들었나

인성교육 뒷전, 성적에만 집착
사람이 되는 법 먼저 가르쳐야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올 새해를 설계하는 연말은 누구에게나 바쁜 달이지만, 그동안 고마웠던 분들에게 잊지 않고 정성이 담긴 연하장을 준비하는 때이기도 하다. 한국에 보낼 소포가 있어서 우체국에 들렸더니 저마다 소포를 한 아름씩 든 사람들이 우체국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겨우 내 차례가 올 만큼 12월은 감사와 기쁨을 함께 나누며 주변도 돌아보게 되는 달이다.

춥고 배고프고 힘들게 사는 이웃들과도 서로 보듬어 안아야 할 이때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부자나라 미국에서 일어났다. 2007년 버지니아 주 버지니아텍 대학에서 총기난사 사건으로 32명이 목숨을 잃은 이래 불과 몇 년도 지나지 않아 28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경악할 일이 또 미국에서 일어났다.

평화롭고 조용한 미국 동부 코네티컷 뉴타운 초등학교에서 총기난사로 3분 만에 무려 28명이나 목숨을 앗아가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더욱더 모두의 가슴을 저미도록 아프게 하는 것은 목숨을 잃은 28명중에서 20명이 아직 6~7세 어린 유치원생들인 것이다.

범인은 인생에 있어서 핑크빛으로 빛이 난다는 20살 청년이었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범인은 어릴 때에 천재 소리를 들을 만큼 똑똑한 학생이었으나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로 지냈다고 한다. 어머니는 소심한 아들을 더 좋은 성적을 내도록 엄하게 몰아붙였다고 한다.

살해동기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에서 비롯된 결과이겠지만 자신의 어머니도 살해하고 어머니가 일했던 학교에도 찾아가서 28명의 소중한 생명도 앗아가고 자신도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어떻게 마음이 이렇게도 얼어붙은 냉혈한 야차로 성장을 했을까? 무서워 울부짖는 어린이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털끝만한 자비심이라도 남아있더라면 이런 살육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예방할 수는 없었을까?

눈에 보이지 않는 인성교육은 뒷전에 두고 부모들의 모든 관심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녀들 성적 올리기에 온통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도 그러더니 미국에 이민 와서도 자녀들 성적에 대한 집착과 열정은 좀처럼 식지 않고 한국에서와 같이 방과 후에 과외를 시키다 보니 한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는 학원들이 성업 중이다. 법회나 템플스테이에 학생들이 참석하기를 바라지만 공부해야 된다고, 시험이 있다고, 운동해야 된다는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학생들을 법회에 참석시키는 가정이 몇 안 된다. 성장기 때는 육체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도 더불어 성장시켜서 사람 되는 법을 알게 해야 한다.

시시각각으로 변하기도 하고, 때로는 화가 나기도 하고, 또는 세상 만물이 한없이 사랑스럽기도 한 실체가 없는 마음 다스리는 법을 어릴 때부터 알아간다면 공부하려는 목표가 더욱 뚜렷해져서 더욱더 학업에 도움이 될 텐데 법회에 참석하는 시간만큼 경쟁에서 뒤쳐진다고만 생각하는 것 같다. 실체가 없는 우울증도 마음에서 비롯된 암인데 이 암이 싹트기 전에 예경, 찬탄, 보시, 참회, 선정, 감사와 서원 이라는 수행 백신으로 치유해 나간다면 인륜을 저버리는 것과 같은 행위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매일 매일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마음자세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오늘의 나의 모습은 어제의 나의 결과물이고 내일의 나의 모습은 또한 오늘의 나의 행동에 대한 결과물이다.

▣ 선각스님 | 미국 부다나라(불국사) 주지

[출처] 불교신문 제2876호 2012년12월26일자 / 홈 > 뉴스 > 교리&법문 > 산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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